비닐천막 임차인대표회의 사무실
2007년 여름, 임대의무기간(5년)이 도래함에 따라 임차인대표회의를 구성해야 했다.
그런데 관리사무소는 협조를 하지 않았다. 입주민이 내는 관리비로 운영되는 관리사무소가 입주민 위에 군림하며 통제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는 임대사업자(부영그룹)가 임대주택법령상 임차인대표회의 구성 및 권한에 있어서 ‘갑’이 되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옥외에 비닐천막을 쳐 사무실을 꾸려야 했다. 그리고 부녀회를 결성했으며 임차인대표회의를 구성해 분양전환 준비에 들어갔다.
결국 입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덕에 수개월 후 관리사무소를 접수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부영연대가 결성된 2008년에는 임대주택법 공부, 사례 수집, 대책 마련 등으로 인해 거의 매일 늦은 밤 시간까지 대표회의 사무실에서 일을 했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갈 때면 퍽치기라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했다. 기우는 아니었다. 뒤에 들은 얘기지만, 어딘가에서 사람을 붙였다는 말을 들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2010년부터는 나머지 단지들의 분양전환이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그래서 장유지역의 15개 단지를 하루에 몇 곳씩 돌아다니며 ‘임차인대표회의를 구성해야 적법한 분양전환을 이루낼 수 있다’고 홍보했다. 홍보물은 사비로 만들었다. 그런 노력 끝에 단지별 임차인대표회의와 연석회의가 구성됐다.
이때부터 출처가 어딘지 짐작되는 인신공격이 시작됐다. “이영철이 정치를 하려고 사람들을 이용하는 거다” “이영철이 나서면 부영에서 그 단지는 분양을 안 해 준다더라” 하는 말들이 나돌아 다녔다. 임대의무기간 동안 부영 관계자 또는 관리사무소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한 일부 사람들이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그러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수시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며 주민 규합 활동을 펼쳤다.
그런데, 조직이 커지자 내분도 일어났다. 부영과 관계된 사람들이 동대표로 들어오면서 임차인 규합을 방해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일반 입주민들이 그들을 강하게 물리쳤다.
김해시 김태호 김경수....“부영 문제 해결하겠다. 말로만”
선거 때마다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자들은 ‘부영문제 해결’을 내세웠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나몰라라’였다. 지난 13년간의 활동을 되짚어 봐도 정치인들이 한 것이라곤 선거 때의 “해결하겠다”는 말 외에는 없었다.
우리가 김해시·부영과 극심한 대립을 겪던 2011년에는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렸다. 당시 여당 소속 김태호 후보는 ‘부영임차인설명회’에서 “회장 목을 비틀어서라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주민들은 환호했다.
김태호 후보는 그러나 당선이 되고 나자 이 사안을 외면해 버렸다. 달라진 건 없었다. 2012년 총선에서는 “임대주택법을 개정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말했다. 거짓말이었다. 임대주택법은 그대로였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 상대 당이었던 현 경남도지사 김경수 후보도 간담회에서 문제 해결을 공약했지만 선거가 끝나자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당사자인 입주민들과 대표자들의 희생과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어렵게 이뤄냈다.
나는 2008년 시의원 보궐선거 때 부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에도 없던 출마를 했다. 2010년에도 시의원 선거, 2011년에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등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 분양전환이 완료되고 난 뒤인 2014년 시의원 선거 때 비로소 당선이 되어 건설원가소송 관련 증빙자료들을 챙겨 볼 수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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