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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왕이 명림원지에게 말했다.“하지만 박지는 아들까지 왕으로 앉힌 마당에 쉽사리 물러나겠소?”“박지의 아들 구야는 신라조차도 왕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최강인 고구려의 힘을 빌지 않으면 설사 무력으로 대가야를 찾는다고 해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당장 고구려로 떠나는 것이 좋습니다.”“난 와륵선생이 나와 동행했으면 좋겠소.”“하지왕께서는 혼자의 힘으로 충분히 광개토대왕을 설득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 명림가는 고구려의 명문가문이었으나 반역을 일으키다 실패해 남으로 도피해왔습니다. 그동안 저는 산채에서 우사, 모추, 수수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2.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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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주는 하지왕과 우사, 모추를 포박한 채 무릎 꿇리고 망나니 춤을 감상하고 있었다. 망나니는 구름 같이 모인 군중들에게 볼거리를 주고 사형수들의 혼을 빼기 위해 과장된 몸짓으로 칼춤을 추고 있었다. 망나니가 칼을 휘두르며 뜀뛰기를 할 때마다 둘러싼 남녀노소들은 찬탄과 탄식의 소리를 내었다.망나니가 입에 품은 물을 칼날에 내뿜고 하지왕의 주위를 돌면서 춤을 추다 갑자기 ‘얍!’하며 하지왕의 목을 쳤다. 모두들 ‘앗!’ 하며 비명 같은 소리를 내는데 망나니의 칼끝이 정확하게 하지왕의 목등에 멈췄다. 하지왕의 목덜미와 등줄기에 식은땀이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2.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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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왕과 우사, 모추는 손발에 차꼬가 채워진 채로 옥방을 나왔다. 명림원지와 수수보리가 큰절을 하자 죄수들도 일제히 무릎을 꿇고 셋을 향해 큰 절을 했다. 하지왕이 죄수들의 눈에서 어둠에 물기가 젖은 간절한 빛을 볼 수 있었다.하지왕은 죄수들에게 재회를 다짐한 하직인사를 했다.“모두들, 고맙소. 부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죽는 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것이라고. 잠시 헤어지지만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도록 합시다.”어두운 뇌옥 밖을 나오니 하늘은 눈이 부셔서 볼 수 없을 정도로 말갛게 개였다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2.0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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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림원지가 하지왕의 물음에 무겁게 입을 열었다.“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룬 분은 중국을 제패한 진황한무도 아니고, 위오촉의 삼국통일을 이룬 사마의도 아니고, 하지왕에게 제왕학을 가르쳐주었고, 일시나마 한반도의 사국통일을 이룬 광개토대왕도 아닙니다. 천하를 통일한 분은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명림원지가 합장을 하며 경건하게 고개를 숙였다.하지왕은 뭔가 허를 찔린 듯했다. 우사와 모추는 다시 경멸의 태도로 돌아갔다.모추가 불같이 화를 내며 말했다.“이런 젠장, 석가모니라니! 우린 지금까지 빼앗긴 대가야를 다시 찾는 절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1.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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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때문에 노역이 없는 뇌옥의 방들은 텁석부리 방과 건넌방들이 시시껄렁한 잡담으로 떠들썩한데 명림원지와 수수보리, 하지왕과 우사, 모추는 목창살을 사이에 두고 역사와 대업에 관해 진지한 논쟁을 하고 있었다.우사는 명림원지와 대업을 이야기하다 역사에 대해 쟁론을 벌였다. 태사령 우사는 역사는 사실을 바탕으로 기록되어야 하며 한 점의 오류도 없어야 한다는 철저한 실증주의 입장인 반면 명림원지는 역사는 승자에 의해 끊임없이 왜곡 날조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운명이라는 입장이었다.우사가 명림원지에게 말했다.“왜 명림선생이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1.1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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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왕은 배가 고픈 마련으로 해서 수수밥 덩어리를 한입 베어 물었다. 역한 쉰 냄새가 코에서 물씬 풍기고 입에서 수수껍질이 까끌거려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하지만 억지로 꿀꺽 삼키고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왕의 위엄을 잃지 않고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저절로 한숨이 포옥 나왔다. 하지왕은 돌벽에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그동안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하지왕은 아버지가 없이 유복자로 태어났다.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패한 부왕 회령대왕은 광개토대왕에 의해 참수당했고, 왕비 여옥의 뱃속에 있었던 태아 꺽감은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1.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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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림원지가 쥐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천시가 임박했습니다. 머지않아 곪을 대로 곪은 사물국에 종기가 터져 정변이 일어날 것입니다.”우사가 명림원지의 말에 퉁을 놓았다.“선생, 당장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 우리에게 천시를 기다릴 시간이 어디 있소?”명림원지가 말했다.“천시는 조율하면 되는 것입니다. 맹자가 말했듯 천시는 지리만 못하고 지리는 인화만 못합니다. 천시와 지리를 움직이고 활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지요. 저는 지난 오년 간 옥중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내보냈는데 이들 중 몇몇은 사물국과 가야제국의 정사당에서 일정한 역할을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1.0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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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추와 우사는 망루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오라에 묶여온 자는 하지왕이 분명했다. 소아주가 하지왕의 목에 칼을 대고 소리쳤다.“모추와 우사! 칼과 창을 버리고 항복하라! 당장 항복하지 않으면 너희 주군 하지왕의 목을 베어 돼지우리에 던질 것이다.”모추는 망루에서 창과 칼을 아래로 던져버리며 말했다.“소아주, 난 오늘 네가 한 말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모추와 우사가 무기를 버리고 망루에서 내려와 묶인 하지왕에게 엎드렸다.모추가 주먹을 부르쥐며 말했다.“마마, 소신이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황송하옵나이다.”하지왕이 모추와 우사를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0.2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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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공스님과 하지왕, 우사와 모추는 아자방을 나와 대웅전에 모신 칠불부처에게 참배를 했다. 이들 가야인들은 말하지 않아도 칠불부처가 김수로왕의 일곱왕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바로 가야의 시조 김수로왕과 허왕후와 그 아들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이야기즉슨 이렇다. 가야국을 세운 김수로왕은 어찌된 영문인지 왕비 맞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금관가야의 씨족장인 구간은 회합을 마친 후 왕에게 나아갔다.중신 아도간이 왕에게 말했다.“왕이시여, 하루빨리 좋은 배필을 골라 왕비로 모시옵소서.”이 말은 아도간이 자신의 딸을 빨리 왕비로 맞으라는 속내이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0.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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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하지왕은 우사와 모추를 불러 은밀하게 여장을 꾸려 급히 비사벌성을 떠났다. 하지왕은 비화가야 땅을 벗어나 대사국 경계를 넘어가자 비로소 말고삐를 당겼다.모추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하지왕에게 말했다.“마마, 우리를 환대해준 건길지에게 말도 없이 마치 도둑처럼 도망치듯 떠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태사령 우사도 거들었다.“비사벌성은 가히 가야의 중심이 될 만한 곳입니다. 그곳에 천천히 머물면서 대업을 구상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건질지는 대왕마마께 충성되어 보였습니다.”하지왕이 웃으며 말했다.“아무리 친한 벗이라도 오래 묵으면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0.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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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기는 땅콩껍질처럼 몸은 자그마하지만 나올 곳은 나오고 들어갈 것은 들어가 오목조목한 몸의 비율이 기가 막히게 아름다웠다. 그녀의 작은 몸을 직선으로 풀어내면 수평선처럼 길게 보이리라. 달기는 입담도 세서 지아비로 섬긴다는 녹림두령 구투야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고 할 말은 다했다.“주막의 주모란 이빨 빠진 막걸리 사발처럼 이런 길손 저런 과객에게 내둘리는 게 당연하지요만 그날따라 그 손님은 정말 기분 나쁘게 지분거리는 거예요.”과객은 우시산국의 소금장수로 성산가야로 가기 위해 검바람재를 넘어가려다 날은 어둑신하게 저물었는데 개소리가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0.0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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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왕이 구투야에게 물었다.“죽일 사람이 있다고요?”구투야가 창대수염을 쓰다듬으며 화제를 돌렸다.“날이 어둡고 저물었으니 우선 저희 산채에서 쉬고 가시지요. 특히 저분은 나이는 어리지만 제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기도 하니 잘 모시겠습니다.”구투야는 특별히 하지왕을 가리키며 일행에게 산채에서 쉬도록 권했다. 어긋난 눈썹 아래 고리눈이 번쩍이며 살짝 얽은 곰보자국과 창대수염이 험상궂음을 더했지만 구투야가 사특한 자 같지는 않았다. 그의 시원시원한 말투나 너름새에는 산도둑 대장이 가지고 있는 묘한 배짱과 장부다움이 묻어 있었다. 하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10.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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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왕과 우사는 금관가야의 객잔에 숙소를 정하고 금관가야 일대를 돌아다녔다. 둘은 상인으로 변복을 하고 소금과 그릇과 철을 마바리로 싣고 다녔다. 소금은 질 좋은 우시산국 산이고, 그릇은 가야요에서 구운 긴목항아리, 굽다리접시, 찬합, 고배이고, 철은 마구와 관련된 말종방울, 발걸이, 철고리, 띠고리와 철제농기구인 낫, 도끼, 괭이, 쇠가래날을 싣고 다녔다. 둘은 이것을 팔거나 물물교환해 자급자족하며 여행을 다녔다. 허름한 핫옷에 주머니를 차고 벙거지를 쓴 둘을 장돌뱅이 부자라고 해도 의심할 사람이 없었다.여가전쟁의 패전으로 김수로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09.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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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은 박지를 만나고 난 후 하지왕을 찾아 박지야말로 가야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며 궁중에서 내쳐야 할 자임을 눈에 불을 켜고 말했다.하지왕이 수경에게 말했다.“어마마마, 그래도 박지 집사는 협상으로 나라를 되찾은 일등공신이 아니오? 그를 내치면 백성들이 뭐라 하겠소? 박지 집사는 광개토대왕이 포로로 준 목라근자를 볼모로 잡고 협상을 했습니다.”“그건 맞는 말입니다만, 지금은 박지 집사가 공을 독차지하면서 죄 없는 자들도 숙청하고 그 자리에 자신의 측근을 속속들이 심어 패거리 정치를 하며 국정을 농단하고 있습니다. 왕권을 강화하기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09.1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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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과 꺽감은 고구려 패강(대동강)에서 가야배를 타고 서해안으로 내려왔던 것이다. 사람과 물화를 실은 가야배는 서해안과 남해안 연안을 따라 강화 당진 보라(나주) 사물(사천) 고사포(고성) 골포(거제)를 지나 금관가야(김해)에 도착했다.화려했던 금관가야는 고구려군의 침공으로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종발성의 함락으로 외국과의 통상은 중단되었고, 금관가야의 왕은 병석에 누워 있고 마을은 역병이 돌아 백성들의 시체가 처처이 쌓여 있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금관가야를 떠나 산으로 들로 먹을 것을 찾아 유랑하고 있었다. 가야배는 낙동강을 거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09.1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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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전쟁(고구려와 가야전쟁)에서 승리하고 사실상 최초로 한반도를 통일한 광개토대왕은 점령한 종발성을 아라가야(함안)의 수병(戍兵)으로 지키게 했다. 그리고 신라는 내물마립간과 실성군에게 맡기고 그는 남진에서 승리한 군사 5만을 데리고 다시 북진했다. 사냥개 같은 모용성이 광개토대왕의 남진으로 무주공산이 된 고구려로 쳐들어가 요동의 신성과 남소성을 함락하고 닥치는 대로 부녀자를 강간하고 재물을 노략질한다는 소식이 파발을 통해 들어왔다.태왕은 겉으로는 태종대에서 일본을 향해 화살을 날리는 사후제를 하는 등 태연했으나 속마음은 분봉하는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09.03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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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군의 전광석화 같은 남진에 이사품왕은 상당한 전리품을 챙기거나 마립간의 목을 벨 틈도 없이 부랴부랴 반월성 밖을 빠져나갔다. 이사품왕은 한 줌의 병사와 함께 금성(경주)에서 우시산국(울산)으로 내려와 태화강에서 배를 타고 동해안으로 빠져 종발산으로 도주했다.이사품왕은 배에서 멀어져가는 신라 땅을 바라보며 못내 아쉬워했다.“내가 만든 밥을 거지같은 고구려 놈들이 와서 다 퍼먹는구나.”그나마 그는 내물 마립간이 쓰던 신라의 금동관을 벗겨왔다. 금동관이 그의 손에서 햇빛에 반짝거렸다.“이 따위 금동관이 뭐란 말이냐!”“그래도 마마께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08.2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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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실성군이 실성을 한 듯 맨발로 광개토대왕이 머무는 영명사 강학소 대청마루로 뛰어 들어온 배경은 다음과 같았다.금관가야 이사품왕이 가야 철기군을 이끌고 금성 반월성으로 쳐들어와 내물마립간을 잡으려 하자 다급해진 내물마립간은 마지막으로 그의 신하인 박제상을 불러 말했다.“그동안 내가 고구려에 몇 번이나 사신을 보냈으나 구원군은 오지 않았다. 너는 차라리 산치고개로 간 계림장군에게 빨리 달려가서 나를 구하러 오라고 전해라. 알겠느냐!”“...네!”“만약 군을 이끌고 오지 않으면 역모로 다스리겠다고 말해라!”내물마립간은 죽을 때 죽더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08.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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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아신왕은 가야왕 이사품왕을 만나 신라와의 전쟁에 대해 담판을 짓기로 했다. 두 왕은 지리산 서쪽 옛 마한 땅 가야 6국의 중심국, 상다리(순천)에서 만나기로 했다. 가야가 차지하고 있는 소백산맥 너머, 옛 마한 땅에 설치한 가야 6국은 상기문(임실, 번암), 하기문(남원), 상다리(순천, 광양), 하다리(여수, 돌산), 사타(고흥), 모루(무안)이고 그 중심지가 상다리이다. 이 가야 6국은 옛 마한 땅으로 백제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나 금관가야가 성벽을 높이 쌓아 침공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특히 호전적이고 전설적인 남해의 여전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08.13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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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니지 않은가! 그동안 내가 바친 뇌물이 얼마인데.’박지는 고상지 도독에 대한 실망이 배신감으로 바뀌었다. 지난 번 자기의 아들 구야를 꺽감으로 대신해 고구려에 올린 것에도 뒤통수를 맞았는데 이번 금관가야와의 전쟁에서는 고상지가 자기 아들 구야를 뽕아로 썼다는 것이다.아무리 급박한 전시상황이라고 할지라도 해서 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의 구별이 있는 법. 고 도독은 이미 금도를 넘어 버렸다. 장차 자신의 뒤를 이어 대가야의 집사 혹은 경우에 따라 왕으로 임명될 수 있는 자기의 아들 구야를 한낱 고구려 장수의 똥을 닦는 밑씻개
김하기의 대가야제국의 부활
소설가 김하기
2021.08.06 09:37